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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둘다 맞다… 과학과 종교의 논쟁 그만해야"

자유지향 2010. 9. 7. 02:36
"둘다 맞다… 과학과 종교의 논쟁 그만해야"

 

英 천문학자 그리빈

'유신론 대 무신론' 대립은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수백년 동안 이어져 왔다. 물론 딱 부러진 결론이 난 적은 없다. 또 유신론과 무신론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지대도 존재한다.


영국 출신 천문학자 존 그리빈은 이번 논쟁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는 3일 영국 방송 채널4에 무신론과 유신론이 "둘 다 맞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물리학자들은 '모든 것에 대한 이론'이라는 M이론을 통해 우주 생성을 설명한다.


호킹 박사는 다중 우주 속에서 최소한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적어도 하나는 존재하며 그것은 곧 전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의 핵심 논거로 M이론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M이론이 새로운 우주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블랙홀을 통해 가능하다 할지라도 생성된 또 다른 우주가 전적으로 현재의 중력과 같은 현상들을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그리빈은 그것이 바로 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둘 다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리빈은 "양쪽 모두 내 의견에 기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 과학계에서는 무신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었다. 특히 1977년 생물학자리처드 도킨스가 < 이기적 유전자 > 를 출간하면서 과학계와 종교계는 큰 갈등을 빚었다. 도킨스는 2006년 < 만들어진 신 > 을 통해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망상"이라고까지 주장하면서 종교가 인간의 진보를 가로막는다는 과학, 인간 우위론을 펼쳤다.

이에 앨리스터 맥그래스 전 옥스퍼드대 교수가 < 도킨스의 신 > 과 < 도킨스의 망상 > 등을 잇따라 발간하며 그를 포함한 과학적 무신론자에 대한 대응 이론을 세우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고 있어 대립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중립적 결론이 주류였다. 진화론자이자 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대표적이다. 굴드는 특히 '중첩되지 않는 권위'라는 개념을 수립, 과학과 종교가 서로 다른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별개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봤다.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였던 폴 디랙의 전기를 집필한 그러햄 파멜로도 3일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과학과 종교간 논쟁은 가장 눈길을 끌지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6일 미 플로리다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신앙심이 있는 연인이 부정을 덜 저지른다고 보도했다. 신의 유무를 떠나 삶의 안내서로서 종교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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