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뇌는 알고 있다

자유지향 2008. 5. 22. 22:23

  

뇌는 알고 있다 

당신이 왜 멀쩡한 주식을 팔아치우는지 

 

 

 

어린이들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1시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두 개를 줄게.”

1시간을 기다린 아이는 정말 두 개를 받았고 훗날 더 크게 성공했다.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에 나오는 실험이다.

그렇다면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리게 한 조종대는 뇌 속 어디에 있을까.

이대열 미국 예일대 신경생물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 김소연 박사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아낸 뇌’의 일부를 발견했다. 대뇌의 앞부분, 이마 근처에 있는 전(前)전두엽이라는 곳이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를 6월 보스턴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28일부터 3일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에서도 일반 대중에게 관련 분야를 소개할 예정이다.


신경경제학 “뇌부위와 경제행위 연관성 뚜렷”



연구팀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보상과 참을성의 관계를 검사하는 실험을 했다. 지금 바로 적은 주스를 먹을지, 조금 기다린 뒤 많은 주스를 받을지 선택하는 실험이다. 원숭이가 선택을 고민할 때 뇌의 전전두엽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 교수는 “앞으로 전전두엽의 구조나 이곳과 관련된 유전자가 밝혀지면 보상을 위해 참는 정도가 개인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람의 경제 행위와 신경과학을 결합한 ‘신경경제학’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장치가 도입되고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이 늘어나면서 이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경경제학은 투자, 마케팅, 협상, 협동 등 사람의 다양한 사회 행동에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왜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만 좋아할까.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전두엽 아래쪽을 주목한다. 이곳을 다친 환자는 아무리 조건이 불리해져도 선호도를 바꾸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환자는 어떤 야구팀이 질 줄 뻔히 알면서도 그 팀에 돈을 거는 행동을 반복했다. 만일 기업이 이 부위에 영향을 주는 광고를 만든다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뇌편도체, 주가급락 때 공포감… 합리적 판단 막아



신경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적으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존재’다. 주식시장에서는 더하다. 인간의 뇌가 주식시장에 맞춰 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가가 급락하면 ‘공포 회로’로 불리는 뇌의 편도체가 이성적인 판단을 억누르고 공포감에 휩싸여 멀쩡한 주식을 팔아치우게 해 합리적인 투자를 막는다. 또 뇌는 단기 보상에 집착해 장기 실적은 별로지만 단기 실적이 우수한 펀드에 투자하게 한다.

신경경제학을 다룬 ‘머니 앤드 브레인’(까치)의 저자 제이슨 츠바이크는 책에서 “실험 결과 돈을 잃으면 뇌의 전두대상피질의 신경세포 38%가 켜졌으나 같은 액수의 돈을 벌면 13%만 작동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높으면 주가는 1% 오르지만 예상보다 낮으면 3.4%나 하락한 것도 사람들이 부정적인 뉴스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경경제학을 통해 왜 인간이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펀드매니저를 뽑을 때 바람직한 뇌를 가진 사람을 고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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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좋아하는 딸, 기차 좋아하는 아들… 이유 있다.

 

[일간스포츠 이방현] 지난 달 23일 K-1 파이터 최홍만(28)이 신병훈련소 입소 사흘 만에 퇴소했다. 지난해 말단비대증 논란으로 불거졌던 뇌종양(뇌하수체 선종)이 재검진 사유로 내려졌기 때문이다.

말단비대증의 원인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성장호르몬이 다량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장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 신체의 장기가 커지게 되면서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뇌의 아주 조그만 부분의 기능 항진이 가져다 준 최홍만의 사례가 보여주듯 뇌의 역할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도대체 뇌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뇌의 신비를 들여다 본다.

장난감 가게를 찾은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여자아이는 화려한 옷을 입은 인형 앞을, 남자아이들은 자동차나 기차 앞을 떠나지 못한다. 남자와 여자의 이런 차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난다.

오랫동안 자동차를 운전해도 여자는 주차에 좀처럼 소질이 없다. 반면 남자는 타인의 슬픔이나 분노에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할 정도로 두 성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뇌 때문이다. 뇌에도 성별이 있는 것이다.

■뇌에도 남녀 성별이 있다

엄마가 뭐라고 말을 해도 딴청 피우는 아들. 딸에 비해 말을 안 듣는 것 같아 화가 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기 때문이다. EBS(교육방송)가 3개월 동안 16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심리실험을 진행했는데 재미있는 결과들이 나왔다.

여자의 경우 소리를 들을 때 양쪽 뇌를 다 사용하지만 남자들은 한쪽 뇌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자아이들의 귀가 잘 안들리는 게 당연하다.

또 남자들이 검정색을 좋아하고, 여자들이 분홍색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남자의 망막이 여자의 망막보다 훨씬 두꺼우며, 남자의 망막에는 위치·방향·속도에 민감한 M세포가 많은 반면 여자의 망막에는 색과 질감에 민감한 P세포가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자의 경우 화려한 인형에, 남자의 경우 움직이는 자동차에 더 관심이 쏠리게 된다.

■성인이 되어도 차이는 여전

여성들은 주차를 할 때 애먹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여자의 뇌가 체계화능력이 약하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성인남녀에게 기울인 물병을 그려보라고 했다. 여자들의 그림은 물의 수위가 모두 기울어져 있었고 남자들의 그림은 수위가 언제나 수평을 유지했다. 이것은 여자들이 중력의 작용을 잊은 채 물도 함께 기울여 그렸기 때문이다.

지난 해 서울시내 초등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남녀차이에 관한 연구가 실시됐다. 연구결과 여자들은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는 과제, 사물을 기억하는 과제를 더 잘했다. 남자들은 마음속으로 도형을 회전시켜 보는 과제를 더 잘했다.

이것은 여자들이 공감형 뇌를 가져 사람과의 관계에 더 민감하고 사물을 기억할 때도 위치에 따른 '관계'를 생각하기에 기억을 더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남자들은 체계화능력이 뛰어나 큐브 맞추기나 주차능력과 같은 심적 회전능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

■예외는 늘 있다

남자가 모두 남자의 뇌, 여자가 모두 여자의 뇌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 호르몬과 손가락 길이의 관계를 밝힌 존 매닝 교수는 통계를 통해 남성적 뇌를 가진 아이는 네 번째 손가락이 두 번째 손가락보다 훨씬 길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다만 이 비율상 '애매모호한 17%'가 있는데, 이들은 남성이면서도 여성적인 뇌, 여성이면서도 남성적인 뇌를 지니고 있다. 즉 남녀 뇌의 차이에도 예외는 존재하는 것이다.

■뇌의 구조와 기능

▶시상-대뇌피질의 감각을 관리하는 영역. 후각신경 이외의 감각신경을 중계하는 곳.

▶시상하부-대뇌피질 전체를 조절하는 중추. 동시에 내장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계의 중추.

▶뇌하수체-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타원형의 내분비기관. 호르몬의 분비와 조절에 중요.

▶편도핵-아몬드 모양의 핵 집합체. 감각 자극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중심적 역할.

▶해마-언어적 기억, 의식적 기억, 특히 쾌감을 담당하는 소기관

▶뇌교-대뇌와 척추를 잇는 운동 신경과 지각 신경이 지나감.

▶연수-척수와 곧바로 연결되어 있으며 호흡이나 혈액 순환을 조절.

▶뇌량-좌우의 대뇌 반구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신경 섬유 집단.

▶대뇌피질-신경 세포가 모여 있으며, 감각의 종합 및 고도의 지적 기능 담당.

▶소뇌-평형감각과 근육 운동을 조절하는 역할.

▶척수-뇌와 말초 신경 사이의 자극 전달과 반사 기능을 담당.

이방현 기자 [ataraxia@joongang.co.kr]

자료제공=EBS(교육방송),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발달심리연구소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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