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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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슨 `만들어진 신` 출간
"자살 폭파범도 없고, 9.11도 없고, 십자군도, 마녀사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도,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번들거리는 양 복을 빼입은 채 텔레비전에 나와 순진한 사람들의 돈을 우려먹는 복음 전도사도 없 다고 상상해 보라."(서문 중)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슨(66)이 존 레넌의 노랫말처럼 "상상해보 라, 종교 없는 세상을"이라고 외치며 종교에 대한 도발적인 비판을 제기했다.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도킨슨의 저서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은 창조론을 비판하며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책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저자가 1976년 유전자 결정론을 주장한 `이기적 인 유전자`로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이후 창조론자의 신에 관한 주요 이론을 과학적으로 비판한 `눈 먼 시계공`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이는 가설이고 논증의 대상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주 만물이 어떤 초인적 존재, 즉 신적 존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창조론에 대 해서도 부정한다. 진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가장 진화된 존재는 마지막에 출현할 수 밖에 없으니 그 존재는 우주를 설계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래도 사람들은 종교를 믿는다. 저자는 이는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믿어야 한 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본다. 어린 시절 가졌던 종교로 인해 아직도 영향을 받는다면, 대개 어린 시절 어떤 식으로든 종교를 주입받았기 때문이라는 것. 예를 들어 미국 아칸소 주에서 태어났다면 기독교가 옳고 이슬람교가 틀렸다고 생각할 뿐이고, 만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다면 반대로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는 설명이다. 즉 태어난 지역, 부모, 교육 체계에 따라 종교를 그대로 받아들였고 믿지 않을 수도 있음을 몰랐다는주장이다. 저자는 특히 "미국의 광적인 신앙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무신론 자의 지위는 50년 전 동성애자의 처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종교인들은 "종교 없이 과연 인간이 선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저자는 자신의 사례를 들어 "종교가 있다고 모든 인간이 선한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 진다. 독자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지만 "가장 불쾌한 편지들은 거의 예외 없이 종교 가 배후 동기"이며 "기독교의 적으로 인식되는 사람들은 그런 비기독교적인 독설을 으레 경험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번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저자는 "무신론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현실적 열망 이고, 용감한 행위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저자는 자신의 어조가 너무 신랄하고 지나치다는 지적에 대해 "일상적으로 접하 는 언어보다 오히려 덜 신랄하고 덜 지나치다"며 "도가 지나치듯이 들린다면, 오로 지 종교 신앙이 유별난 특권을 지닌다는, 즉 비판을 초월한다는 거의 보편적으로 수 용된 기이한 합의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한음 옮김. 김영사. 60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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