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관하여
이 장면은 어느 사진작가가 원인류 둘을 눈속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누가 숫컷이고 그 배우자인지 금방 알것같고요 그 눈빛속에 담겨있는 불안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요 막연한 감정을 추스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도 두 존재는 서로 의지하고 온기를 보존하려고 합니다.
제가 아주 오래전이겠지만 영혼의 학습을 그들 무리속에서 겪었던 시절이 있었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제가 원숭이로 살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이곳 지구행성이었는지는 알수없지만요. 그리고 지금 시간에 이르는데 많은 환생의 과정을 거친것을 더듬어봅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이며 의미가 있는 삶이냐하는 존재의 의문이 가장 괴로웠던 것같습니다. 이 문제에서 답을 내지 못하면 존재의 불안이란 근원적 절벽에 부딪히는 것이니까요.
용케 그 문제를 뚫고 나온 것같습니다. 행운이었습니다. 존재를 확보한 느낌이죠. 이렇게 되니 제 가슴속에는 별로 불안감이 없습니다. 뭔가를 의식할 필요도 없고요, 다만 제가 인생에서 발견한 것이 신의 뜻인지 물어보게 됩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그 분을 만나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원인류로 살며 불안의 공부를 겪고있는 두 분 존재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후배여 잘 견디시고 이겨내세요. 사랑을 보냅니다.
